2009년 2월, 세스 고딘은 "우리가 이끄는 부족들(The tribes we lead)"이라는 TED 강연에서 인터넷이 대량 마케팅 시대를 끝내고 인류의 오래된 사회 단위인 '부족(tribes)'을 부활시켰다고 주장했어. 그는 공유된 아이디어와 가치를 기반으로 하는 부족이 평범한 사람들에게도 리더십을 발휘하고 큰 변화를 만들어낼 힘을 준다고 강조했지. 그리고 우리에게 그렇게 하라고 촉구해. 이 강연은 단순히 비즈니스 전략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야. 고딘은 우리가 어떻게 세상을 변화시키고, 의미 있는 움직임을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어.
세스 고딘은 아이디어가 만들어지고 퍼지며 실행되는 방식이 급변하고 있다고 말해. 과거에는 효율적인 공장을 통해 세상을 바꾸려 했던 '공장 시대'와, 막대한 광고를 통해 대중을 설득하려 했던 'TV 광고 시대'가 있었지. 이 두 모델 모두 돈과 권력을 이용해 시스템을 움직이려는 시도였어. 하지만 고딘은 이 시대가 저물고 있다고 진단해. 값싼 노동력과 빠른 기계는 한계에 달했고, 대중을 최면 걸 듯 설득하는 대량 마케팅은 더 이상 효과적이지 않다는 거야.
그리고 이제는 '부족'의 시대가 왔다고 선언해. 인터넷은 우리 모두를 연결하면서 오히려 관심사에 따라 사람들을 그룹화하는 '사일로(silos)'를 만들었어. 이제는 아주 작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도 온라인을 통해 서로를 찾아내고 연결될 수 있게 된 거지. 그는 "부족, 즉 돈이나 공장이 아니라 부족이야말로 우리 세상을 바꾸고, 정치를 바꾸고, 많은 사람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다"고 말해. 여기서 핵심은 강요가 아니라, 사람들이 스스로 연결되기를 원한다는 점이야.
이 부분은 정말 시사하는 바가 커. 우리는 흔히 변화를 위해서는 엄청난 자본이나 거대한 조직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왔잖아? 하지만 고딘은 이제 소규모의 열정적인 사람들이 모여 만들어내는 '집단적 연결의 힘'이 그 어떤 것보다 강력하다고 역설하는 거야. 이는 단순히 새로운 마케팅 트렌드를 넘어서, 우리가 사회 변화를 바라보는 방식 자체를 바꿔놓을 수 있는 통찰이라고 생각해.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싶을 때, 거창한 계획부터 세우기보다, 먼저 그 문제에 공감하는 사람들을 찾아 연결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메시지로 들렸어.
고딘은 또한 진정한 리더십에 대한 흥미로운 통찰을 제시해. 그는 리더들이 "허가 없이 사람들을 이끌 수 있다"고 말하면서, 오히려 "그들이 기다리고 있다"고 강조해. 리더는 거창한 타이틀이나 지위가 아니라, 현 상태에 도전하고(challenge the status quo), 자신만의 문화를 만들고(build a culture), 호기심을 가지고(have curiosity), 사람들을 서로 연결하며(connect people to one another), 그리고 무엇보다 헌신하는(commit) 존재라는 거야. 특히 "리더가 되면 카리스마가 생긴다"는 그의 주장은, 타고난 자질이 아니라 리더십이라는 행위 자체가 카리스마를 만들어낸다는 역설적인 진실을 담고 있다고 느껴졌어.
이러한 리더십의 재정의는 우리 각자에게 큰 울림을 줘. 우리는 종종 리더는 특별한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고딘은 우리 모두가 리더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줘. 중요한 건 불편한 현 상태를 직시하고, 변화를 위한 목소리를 내며,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을 연결하는 용기라는 거지. 강연에서 톰스 슈즈(TOMS Shoes)의 사례를 들며, 신발 한 켤레를 살 때마다 한 켤레를 기부하는 아이디어가 단순히 제품 판매를 넘어 '이야기'를 전달하고 사람들을 움직이는 '부족'을 만들었다고 설명하는 부분은 특히 인상 깊었어.
이 강연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통찰은 명확해. 지금 우리가 불만을 느끼는 것은 무엇인지, 어떤 변화를 만들고 싶은지, 그리고 그 변화를 함께 이끌어갈 사람들은 누구일까. 고딘의 말처럼, 큰 변화는 거창한 시작이 아니라, '현실에 도전하고, 사람들을 연결하며, 이끄는' 이 세 가지 단순한 행동에서 비롯되는 것 같아. 지금도 분명 우리 주변에는 서로 연결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수많은 '부족'들이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