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워드 라인골드가 2005년 TED 강연에서 협력, 참여 미디어, 그리고 집단 행동의 부상에 대해 이야기했던 내용을 되짚어보자. 그는 위키백과가 인간의 타고난 협력 본능의 발현이라고 설명하며, 경쟁 중심의 기존 서사에서 벗어나 협력이 중요한 새로운 시대가 도래했음을 강조했어.
라인골드는 협력의 본질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두 가지 사회적 딜레마, 즉 죄수의 딜레마와 공유지의 비극을 언급했어. 기존 경제학은 인간이 합리적인 자기 이익에 따라 행동하며, 이는 종종 비협력적인 결과를 초래한다고 보지. 하지만 라인골드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제시하며 이런 통념에 질문을 던졌어.
로버트 악셀로드의 '팃포탯(Tit for Tat)' 전략은 반복되는 죄수의 딜레마 상황에서 가장 효과적인 전략임을 보여줬어. 이 전략은 상대방이 협력하면 자신도 협력하고, 상대방이 배신하면 자신도 배신하는 단순한 방식인데, 놀랍게도 가장 성공적인 결과를 낳았지. 이는 단순히 이기적인 행동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협력이 더 큰 이익을 가져올 수 있음을 시사해.
또한, 엘리노어 오스트롬의 공유지 연구는 가렛 하딘의 '공유지의 비극'이라는 비관적인 결론에 반박했어. 오스트롬은 사람들이 공유 자원을 파괴하는 경우도 있지만, 동시에 자발적으로 협력적 제도를 만들어 공유지를 성공적으로 관리하는 수많은 사례를 발견했어. 이 연구는 인간이 단순히 이기적인 존재가 아니라, 집단 행동을 위한 제도와 규칙을 만들어냄으로써 사회적 딜레마를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보여줬지.
나에게 이 두 가지 사례는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했어. 우리는 흔히 인간을 이기적인 존재로만 보지만, 라인골드는 협력 본능이 우리 안에 깊이 뿌리내려 있으며, 적절한 환경과 제도가 뒷받침된다면 그 본능이 발현되어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하고 있어. 비단 경제적인 문제를 넘어, 사회 전반의 다양한 문제 해결에 이 협력의 원리가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이 나에게는 매우 인상 깊었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많은 난제들을 해결할 실마리가 바로 이 '협력'에 있는 건 아닐까?
라인골드는 과거 새로운 소통 방식과 미디어가 새로운 경제 형태를 탄생시켰던 것처럼,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다대다(many-to-many)' 소통 시대가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이끌고 있다고 역설했어. 그는 이를 '이기적 이타주의(selfish altruism)' 또는 '자기 이익이 더 큰 이익으로 합쳐지는 방식(self-interest that adds up to more)'이라고 표현했는데, 이는 곧 특정 종류의 공유가 결국 자신에게 이득이 된다는 점을 기업들이 깨닫고 있다는 의미야.
그는 IBM, HP, Sun과 같은 IT 기업들이 소프트웨어를 오픈 소스로 공개하고, 특허 포트폴리오를 공유하는 사례를 들었어. 또한, 제약 회사인 일라이 릴리(Eli Lilly)가 제약 문제 해결을 위한 시장을 만들고, 도요타(Toyota)가 공급업체를 경쟁 상대가 아닌 네트워크로 간주하며 그들의 역량 강화를 돕는다는 점도 강조했지. 이 기업들은 단순히 자선 사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협력을 통해 더 큰 가치를 창출하고 결국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식을 찾아낸 거야.
특히, 리눅스(Linux)나 모질라(Mozilla)와 같은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는 기업의 관료적인 구조나 시장의 인센티브 없이도 세계적인 수준의 소프트웨어가 만들어질 수 있음을 보여줬어. 구글이 애드센스(AdSense)를 통해 수많은 블로거들을 부유하게 만들면서 스스로도 부자가 되는 방식, 아마존이 API를 개방하여 수많은 개발자들이 아마존 숍을 만들게 함으로써 자신들의 플랫폼을 확장하는 방식 모두 라인골드가 말하는 '이기적 이타주의'의 좋은 예시라고 할 수 있지. 이베이(eBay)는 피드백 시스템을 통해 죄수의 딜레마를 해결하고 시장을 창출했어.
이러한 변화는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던 자본주의의 틀을 넘어선 새로운 형태의 부 창출과 경제 구조를 시사해. 더 이상 기업이나 개인의 성공이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 협력을 통해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윈-윈(win-win)' 전략이 가능해진 시대가 온 거야.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면서 개인의 이익도 극대화될 수 있다"는 이 통찰은 나에게 비즈니스 모델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의 시스템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했어. 협력이 단순히 도덕적인 가치를 넘어, 실질적인 성공과 번영을 위한 가장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지. 과연 우리는 이 새로운 협력의 시대를 어떻게 활용하고 더 나아가 발전시켜 나갈 수 있을까?